김정권의 시

42. 자연의 소리

profkim 2020. 3. 19. 14:07



                           자연의 소리

 

 

 

 

개구리 우는 소리

벌레 우는 소리

매미 우는 소리

정겨운 소리를 벗하고 산다.

오래전 힘겹게 살아가던 시절

들과 논밭에서 흔히 듣던 소리다.

 

나는 오랫동안 이런 소리를 듣지 못하고 살아왔다.

도시의 삶이란

그저 삭막하고

자연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조차 관심이 없었다.

문명의 이기를 이용하는 군상

그들의 삶이란 그런 것

무관심 속의 삶이었다.

 

내가 노년기에

행운을 얻었다.

자연에 근접하여 살아가는 행운

산과 들과 하늘과 야생을 접하는 복

신이 주신 은혜이다.

자연의 위대함, 오묘함, 질서정연함

아름다움을 피부로 느낀다.

내 삶의 풍요이다.

 

모내기철의 개구리 우는 소리

여름철의 풀벌레 소리

귀를 따갑게 하는 매미 우는 소리

살아있는 자연을 느낀다.

그들이 있어서

자연이 살아있음을

내가 살아있음도

가슴 깊이 행복감에 젖는다.


  

작시(作詩) 노트:자연의 소리는 어떤 때 아주 미세하여서 들을 수 없다.

청각으로 듣는 것 이상의 영으로 듣는 소리도 많다.

나는 노년에 이런 소리를 들을 수 있어서 행복하다.

노년을 자연의 소리가 풍부한 촌에서 산다는 것

하나님이 주신 축복이다.









 

 


'김정권의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44. 치악(雉岳)에 오르며  (0) 2020.03.19
43. 바 람  (0) 2020.03.19
41. 가을 나무  (0) 2020.03.19
40. 헐티재에 올라  (0) 2020.03.19
39. 회 룡 포  (0) 2020.0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