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대구사이버대학교와 대구대학교의 건학이념은 “사랑, 빛, 자유” 이며 이것은 영광학원의 건학이념 이기도 합니다. 대구사이버대학은 영광학원의 한 기관으로 이 건학이념에 의해 설립되었고 운영되고 있습니다. 오늘 건학이념 선포식을 갖게 되어서 기쁘고 축하를 드립니다. 영광학원은 이영식 목사님에 의해서 1946년 설립되었고 대구사이버대학의 설립은 2002년이며, 형제학교인 대구대학교가 1956년 설립된 점으로 미루어 보면 건학이념을 재확인하고 선포하는 일은 늦은 감이 있다고 보아야겠습니다. 그러나 후학들이 지금이라도 학원의 건학이념을 확인하고 선포하게 되었으니 무척 다행스럽게 생각합니다.
나는 대구사이바대학교의 건학이념을 다음 도식(圖式)으로 설명하려 합니다.
* ( ) 내는 추구하려는 이상(理想)
둘
여기 초가 한 자루 있습니다. 어떤 자격을 가진 사람이 이 초에 불을 붙일 수 있는가요? 초에 불을 붙일 수 있는 사람은 어떤 믿음, 확신이 있어야 합니다. “초는 탈 수 있다”고 믿는 사람입니다. 이 믿음이 없으면 초에 불을 붙일 수는 없습니다. 믿음이 이일을 가능하게 한다고 보아야겠습니다.
초에 불을 붙이면 초는 타며 발광(發光)을 하게 됩니다. 비로소 초의 존재는 나타나고 그 의미를 찾게 됩니다. 불꽃은 믿음으로부터 온 사랑입니다. 그 속에는 열정, 뜨거움, 자기를 실현해 가는 힘이 있습니다. 우리는 여기서 하나의 해결해야할 명제(命題)가 있습니다. 이 초는 누구를 위하여 타는가? 혹자는 사람을 위해 탄다고 보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 초는 자신을 위하여 타고 있는 것입니다. 왜 그럴까요? 초는 타기위해서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입니다. 초가 타는 것은 그 존재목적을 실현하는 것입니다. 타인을 위해 살 사람은 없습니다. 제자를 위해 일생을 마쳤다는 사람도 보았습니다. 이는 허구입니다. 사람은 자신의 삶의 이유를 충실히 수행할 때 비로소 가장 역동적이고 아름다운 삶을 살아가게 됩니다.
정신적 가치에서 믿음은 기반시설(infra structure)이고 사랑은 그 기능(infra function)입니다. 그래서 흔히 사랑 안에는 믿음이 내포되어 있다고 보게 됩니다. 그러나 사랑은 믿음의 기능임을 간과해서는 아니 됩니다. 믿음에 근거하지 않은 사랑은 허상(虛像)이고, 사랑이 수반되지 않은 믿음은 공허(空虛)입니다. 이 둘의 관계는 고속도로와 그 위를 달리는 자동차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길이 없는데 자동차가 달린다면 이는 허상입니다. 길이 있는데 달리는 자동차가 없다면 이는 공허입니다.
촛불은 빛을 발합니다. 이 때문에 초의 존재의미를 확인하게 됩니다. 사랑에는 반드시 빛이 수반됩니다. 초의 존재를 인식하게 되고, 어둠을 밝히고, 흑암의 세계에서 광명의 세계로 전환시킵니다. 우리나라 개화기에 많은 선교사들이 이 땅에 왔습니다. 그들은 목숨을 걸고 이 오지 한국에 왔지요, 감리교 선교사였던 홀 부부의 사랑은 어둠속에 살고 있는 한국 사람들에게 빛을 주었습니다.
홀(Dr. Rosetta Sherwood Hall, 1865-1951)여사는 한국에서 여자의학교(현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전신)를 세워 여성의료인을 길러 냈고, 평양에서 맹농아인을 위한 특수교육을 시작 했고, 박 에스더를 미국 의과대학에 유학시켜서 우리나라 최초의 여자 의사를 만들어 냈고, 오복래(내)와 조배녀를 일본 동경맹학교 사범과에 유학시켜서 우리나라 최초의 맹 교사가 되도록 하였습니다. 홀 여사와 그의 아들 셔우드 홀(Dr. Sherwood Hall)은 우리나라에서 최초의 결핵퇴치운동을 벌리며 크리스마스 씰(christmas seal)을 만드는 등 한국에 빛을 비추었습니다. 그들을 통해서 한국 사람들에게 변화가 일어났으며 한국특수교육의 연원도 홀 여사의 평양맹학교에서 찾게 됩니다. 이런 빛으로 인도되는 활동과 신교육을 통해서 한국인이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게 되었습니다.
빛에 거하는 사람은 자유롭습니다. 밝은 빛은 사람 행위의 부자유를 없애고 행동이 자유로워집니다. 거기에는 두려움이 없고, 좌절이 없고, 근심과 걱정이 없습니다. 물리적으로 밝음에 거하면 행동의 자유가 있을 것이고 정신적으로 빛에 거하면 사고(思考)에 막힘이나 심리적 갈등(葛藤)을 갖지 않을 것입니다.
믿음과 사랑에서 불꽃같은 열정 즉 사랑이 나타나고 그에게서 발산되는 빛은 밝음을 주고 밝음 속에는 자유가 있지요, 여러분 중 속박을 받아보신 일이 있는지요? 오랜 어둠에 거한 사람에게 빛을 준다는 것은 행동을 자유롭게 하겠지만 더 큰 것은 정신세계의 환희를 주는 것입니다. 따라서 “믿음→사랑→빛→자유→환희”는 분리 될 수 없는 연속적 발전개념으로 보아야합니다.
초를 예로 들었는데 이를 정리하면, 초가 탈 수 있다는 믿음은 초에 불을 붙이게 하고 촛불은 빛을 발하여 밝음이 있게 되고 그 밝음은 사람으로 행동을 자유롭게 하고 편안함과 기쁨을 주게 됩니다. 물리적 현상을 통해서 우리사회 현상을 예로 든 것입니다마는 이는 정신세계에서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셋
한사람이 존재합니다. 그는 초와 같은 존재입니다. 이 존재는 인류역사에 한 번만 존재하는 유일한(uniqueness=individual) 존재입니다. 유일성은 자연현상에서 공간적, 시간적, 능력에 있어서 유일하고 그만이 갖는 능력과 역할이 있습니다. 누구와 비교되지 않는 독특한 존재입니다. 그래서 개인은 자기만의 세계를 열어가야 하고 그렇게 되도록 사회와 교육은 그를 지원(supports)해야 합니다.
개인이 타자와 자기를 비교하지 않으면서 자신을 이해하고 자신의 역사적 존재로서 자신(自身)에 대한 믿음(自信)을 가져야 합니다. 또 가정, 사회 그리고 교육환경에서 그의 독특성과 그의 가능성에 대해 믿음을 가져야합니다. 부모, 교사, 동료가 믿어줄 때 그 사람은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게 됩니다. 자기만의 세계 즉 독창(獨創)적 세계를 만듭니다.
자신에 대한 믿음은 스스로 자기를 사랑하는 자애(自愛)로 발전합니다. 사랑하면 그 속에 불타는 열정(熱情)이 이글거립니다. 가만히 있을 수가 없습니다. 여러분들은 사랑을 해 보셨지요? 그때 여러분의 정신적 상태가 어떠했는가요? 눈빛이 달라지고, 걸음 거리가 다르고, 언어가 달라지고, 행동에 생명력이 넘치게 됩니다. 바로 이것이 불타는 열정입니다.
Samuel Ullman(1840-1924)의 말처럼 이런 열정을 가진 사람이 청춘(youth)입니다. 나이와는 관계가 없습니다. 사랑하며 즐기는 사람은 항상 승리하게 되어 있습니다.
자기를 사랑하는 사람은 스스로 자기를 높입니다. 이를 자존(自尊 self esteem)이라 한다면 오늘 심리학에서 이를 건강한 품성과 창의성의 중요한 요소로 보는 것입니다. 창의성에 영향을 미치는 제1의 요소는 사랑입니다. 불타는 열정과 자존적 품성은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게 하는 원동력입니다.
애플(Apple)사의 창시자인 스티브 잡스(Steve Jobs, 1955-2011)가 자기가 만든 회사에서 쫓겨난 일이 있었습니다. 그는 첫째 부끄러웠겠지요, 그리고 좌절했겠지요, 그래서 실리콘 벨리를 떠나려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떠날 수가 없었습니다. 잡스가 2005년 6월 스탠포드 대학 졸업식 축사에서 그 때 심정을 다음과 같이 피력합니다. “저는 무언가 서서히 깨닫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했던 일을 저는 여전히 사랑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애플에서의 좌절은 그러한 제 열정을 조금도 바꾸어 놓지 못했습니다. 비록 회사에서 쫓겨났지만, 제 일을 저는 여전히 사랑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다시 시작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스티브 잡스를 일으켜 세운 힘은 무엇이었을까요? 사랑이고 그 사랑 안에는 발산하는 빛이 있어서 미래를 보게 합니다. 잡스에 눈에는 모든 것이 들어왔지요, “보는 눈” 비전입니다. 그 것이 오늘 애플을 있게 한 힘입니다. 자기를 존중하는 사람은 속박하고 있는 모든 것을 벗어버립니다. 그리고 새로운 세계로 나아갑니다.
자유, 해방, 포부(비전)은 하나로 보아도 좋습니다. 속박된 것으로 부터의 해방되어야 합니다. 자유롭지 못하면 미래에 대한 비전을 가질 수 없습니다. 자존적 자아를 가진 사람은 어떤 조건으로 부터의 해방 즉 종속변인에서 독립변인으로 바뀐 사람입니다. 자기의 세계가 있고 자신의 패러다임에 의해 삶을 영위하고 학문을 하게 됩니다. 참된 지성은 자유로울 때 이루어집니다. 형식이나, 법이나, 어떤 틀에 억매이면 참된 지성은 길러지지 않습니다. 참된 지성은 순수한 자아실현이 가능할 때 이루어질 것입니다.
대구사이버대학교의 건학이념은 행복한 세상을 만들려는 의도로 제안되었다고 봅니다. 행복한 세상은 즐기는 삶으로부터 옵니다. 나는 이 사회 구성원 한 분을 초로 예시 했습니다. 자신이 자신을 믿고, 부모와 교사와 이웃이 그를 믿어 줄 때 그는 불 탈수 있으며 빛을 발하여 자신과 타인에게 자유를 주고 편안하고 즐거운 사회를 만들어 갈 것입니다. 이런 개념은 연속개념이기도 하지만 동시적인 것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이를 이루기 위해서는 초탈한 자아(독립변인으로서의 자기)를 실현하는 이지적(理智的) 지성(知性)을 가진 사람을 길러야하고 그 길러진 품성을 통해서 인류사회의 복지를 구현하는 능력(행동)을 갖게 된다고 봅니다. 대구사이버대학의 건학이념은 인류 공영에 이바지 할 이상이라고 봅니다. 무한한 영광이 영광학원과 대구사이버대학교에 함께 하시기 빕니다.
2020년 11월 13일
김정권(대구대학교 특수교육과 명예교수)
ⓒ 2020 by J. K.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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