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권의 시

춘 풍(春 風)

profkim 2021. 2. 6. 13:31

 

 

 

 

남산 넘어온 춘풍(春風)

연못의 얼음 녹이고

나뭇가지 흔들어

잠깨라 이른다.

 

살갗에 스친 봄기운

잠자던 영혼 일깨워

생동(生動)하게 하니

온 몸에 생기 돌고

겨울을 이겨낸 기쁨

 

남산에 눈 녹는 소리

얼음 가르는 소리

이팝나무 가지에 바람 이는 소리

잠자던 잉어들

기지개를 켠다.

 

추웠던 겨울

휴식한 나무들

봄바람이 부는 어느 날

싹을 틔우고

생명이 있음을 전 한다.

 

입춘이 지나면

고암(高岩)들은 색갈이 달라지고

소록소록 올라오는 봄기운

농부를 부른다.

 

들은

봄의 싱그러움

여름의 무성함

가을의 풍요

겨울의 넉넉한 누림

알 수 없는 힘이 움직이는

()의 공간(空間)이다.

 

 

202126

2021 J. K. Kim

 

 

[작시(作詩) 노트]

 

지난겨울은 꽤나 추웠다. 그러나 넉넉한 겨울이었다. 코로나바이러스19로 힘든 시간을 보내면서도 새로운 장르를 여는 시간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우리에게 힘든 시간이 있지만 이를 통해서 단련된 모습으로 거듭난다. 남산(南山)을 넘어온 봄바람은 대지며, 연못이며, 나무들이며, 사람들을 일깨워서 생기를 불어 넣는다. 모두가 자연의 순환이다. 입춘이 지난날 들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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