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을 사는 지혜 1]
59. 오늘 할 일은 오늘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리시는 고난주간 화요일 낮에 성전청결을 하셨고 그 저녁 시간에는 감람산에서 제자들을 가르치시는 시간을 가지신다. 이 훈련 가운데는 오늘을 성공적으로 살아야 한다는 내용을 세 가지 알레고리를 들어 말씀하셨다. 이 내용의 참뜻이 무엇일까?
“단상 57 오늘”에서 오늘의 의미를 삺여보았고 예수님은 오늘을 살라는 강화를 여러 장면에서 말씀하셨다. 감람산 강화에서는 현재와 심판 사이에서 해야 할 일을 제자들에게 이르신다. 예수님의 제자는 오늘을 살아야 한다는 메시지이시다.
화요일 저녁 감람산 강화는 종말과 예수님 재림을 기다리며 사는 사람들의 삶을 설명하신다. 열 처녀 비유, 달란트 비유, 마지막 심판 이 세 가지 알레고리는 종말을 사는 사람들의 삶의 자세를 강화하신 것이다. 그래서 이 세 가지는 같은 맥락의 내용을 다루신 것으로 이해해도 좋을 것이다.
예수님의 강화나 담화는 그 대화 상대에 따라서 내용이 무척 달라진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예수님의 대화는 상대의 심리를 심층적으로 분석하시어 그에 상응하는 담화를 하시니 벌써 상대방의 생각이 무엇인지 아시고 그에 맞추시어 은유적 담론을 하신 경우가 많다. 성경을 읽으면 동문서답 같은 경우를 발견하게 된다. 이때 상대의 생각을 알아내야 예수님 말씀의 진의를 알게 된다. 오늘 강화는 제자에게 하시는 말씀이고 이는 제자훈련이다.
여기서 준비라는 용어가 많이 사용된다. 준비의 참뜻이 무엇일까? 신랑이 오는 시간에 대해서 등과 기름을 준비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등과 기름을 준비해야 하는 시각을 오늘이라 한다면 등과 기름을 준비하는 일은 바로 그 시간에 해야 할 일이다. 그때 하지 않으면 영원히 못 하게 된다. 세상에서 가장 성공적인 삶을 사는 사람은 오늘의 일을 오늘 다하는 사람이다. 내일로 미루면 시간을 잃는 것이고 자기 생명을 낭비하는 것이다.
첫 번째 강화는 혼인 잔치(마25:1-13) 에서 신랑을 맞이할 처녀가 등(燈)의 기름을 준비하지 않아서 낭패를 보았다는 예화를 하셨다. 신랑이 밤늦게 왔고 기다리던 열 처녀는 졸다가 신랑을 맞게 된다. 그러나 열 처녀 중 다섯 처녀는 등에 기름을 준비하지 않았다. 그래서 이들이 혼인 잔치에 들어갈 수 없었을 뿐 아니라 어두운 곳에 내침을 받았다는 내용이다.
준비라는 개념을 오늘(현재)이 그날이라고 생각하는 삶이다. 오늘(현재) 나의 최고의 날이고, 나에게 마지막 날이고, 내 생애에 가장 중요한 날로 인정하는 삶이다. 내일을 위한 준비는 바로 오늘을 완성하며 사는 것이다. 신랑이 오는 날과 시간을 우리는 알 수 없다. 다섯 처녀에게는 기름을 준비할 시간은 충분하였다. 그때 그들은 준비하지 않았다. 이는 준비라고 하기보다는 그 시간에 할 일을 하지 않았다는 말이다.
지혜 있는 처녀들은 신랑을 맞이하기 위해 등과 기름을 준비하였다. 기름 마련은 그때 해야 할 일이었다. 미련한 처녀들은 등은 준비했지만 기름을 준비하지 않았다. 두 가지 준비물은 마련해야 하는 때에 해야 했을 일이다. 이 알레고리는 매일 완성하고 승리하는 자의 삶을 잘 나타내고 있다. 갑자기 기다리던 신랑이 도착했다.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처녀들에게는 갑자기이고, 당황하고, 떠는 시간이지만, 그때 해야 할 일을 다 한 처녀들에게는 고대하던 시간이고, 기쁜 시간이다. 이 처녀들은 신랑과 함께 연회장으로 들어갔지만 할 일을 하지 않은 처녀들은 내침을 받는다.
히브리인의 혼인 잔치는 밤에 이루어진다. 히브리인의 혼인관습을 이해하면 왜 신랑이 밤에 왔느냐를 이해하게 될 것이다. 이 알레고리를 이해하기 위해서 히브리인들의 결혼 예식을 간단하게 보아두기로 한다.
첫째, 약혼은 히브리인들에게 결혼에 버금가는 법적 구속력을 가진다. 혼인 약속은 대개는 신부 아버지에게 계약서나 돈을 줌으로 성립된다. 이런 처녀는 기혼녀로 취급되고 남자는 병역을 면제받게 된다.
둘째, 결혼 예식은 약정한 기간이 끝나면 예식을 치른다. 신랑과 신부는 특별한 치장을 한다. 신랑은 사모(紗帽)를 썼으며, 신부는 화려하게 수놓은 옷과 보석, 꽃 등으로 치장하고 면사포를 썼다. 면사포는 신방에서 신랑이 벗겨 준다. 결혼 예식에서 신부는 친구들에 의해 신랑에게 인도된다. 그러면 하객들은 연회를 즐긴다. 특이한 점은 히브리인의 결혼식은 밤에 이루어진다.
셋째, 혼인 잔치는 결혼식이 끝나면 연회가 벌어지고 하객은 노래와 춤 등으로 축하하는데 이는 밤늦게까지 계속된다. 이 연회가 끝날 때쯤 신부의 부모는 신부를 신방으로 인도하여 신랑에게 인계한다. 이때 신랑은 신부의 면사포를 벗겨 준다.
넷째, 신랑은 첫날밤에 신부의 처녀성을 확인한다. 신부의 부모는 그 증거(혈흔이 묻은 시트)를 보관해 둔다. 만일 후에 신랑의 이의 제기가 있으면 이를 제시한다. 처녀 표적이 없으면 신부는 주민들에 의해 돌로 쳐 죽임을 당한다.
이상이 히브리인들의 혼인예식 절차이다.
이 알레고리를 통해서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무엇을 가르치시고자 했을까? 때를 알고 그때 할 일은 그때 하라는 가르침일 것이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매 순간이 최고의 가치를 갖고 있으며, 그 시각이 지나가면 영원히 다시 오지 않는다. 내 생애 최고의 시간은 현재이다. 현재는 실존적 자아가 존재하는 때이며 이때 할 일은 이때 해야 한다는 가르침일 것이다
우리는 내일 존재한다는 보장이 없다. 오늘은 내 생애 최후의 날로 받아드리라는 권고라 볼 수 있다. 따라서 오늘 할 일은 오늘 꼭 해야 할 일이다. 오늘이 내 생의 최고의 날이고, 가장 값진 날이고, 가장 행복한 날이 되어야 한다. 죽음을 생각하라! 이런 구호를 외쳐봐도 너무 먼 훗날에 일어날 일로 생각하기에 사람들은 태만하게 된다. 오늘이 나의 최후의 날로 받아드리면 그날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내일로 일을 미루며 사는 사람은 어리석은 다섯 처녀와 같은 사람이고 그들은 혼인 잔치에 참여하지 못할 뿐 아니라 어두운 곳에 내침을 받게 될 것이다. 매일 할 일을 한 사람은 지혜로운 다섯 처녀처럼 혼인 잔치에 참여하고 신랑과 더불어 기쁨을 나누게 될 것이다.
2022년 8월 1일(월)
Ⓒ 2022 J. K.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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