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 87. 가을이 오려나
먹구름 짙게 끼어
폭우를 쏟아붓더니
오늘은 쪽빛 하늘 드높아
가을을 재촉한다.
바람의 방향이 바뀌더니
색깔이 달라졌네
가을을 부르는가 보다.
남천의 야생 나팔꽃
보라
분홍
왜소하지만 새벽을 여니
가을이 오려나 보다.
한여름 싱싱하게 자라
남천을 풍요롭게 하던 부들
열매 소담히 열려
가을의 기운을 부른다.
.
하늘과
바람과
꽃과
열매가
가을을 손짓한다.
전능자 창조주의 오묘한 섭리
가을이 오려나!
2022년 8월 21일(일)
Ⓒ 2022 J. K. Kim
[작시(作詩) 노트]
여름의 더위는 생명력을 기르는 에너지를 공급한다. 그로 인해 열매를 맺게 되고 가을의 풍요를 누린다. 창조주의 오묘한 섭리는 다 이해하기 어렵다. 가을은 결실의 계절이다. 그 풍요의 계절을 기다리는 마음은 항상 신선하다. 장마가 지나고 폭우를 넘기고 바람의 색깔이 푸르게 변하면 가을이 올 조짐이다.
나는 경산 남천에서 민감한 계절 감각을 일깨운다. 새벽 남천에서 야생 나팔꽃을 만나고, 부들(향포, Typha Orientalis)을 만났다. 그들이 나에게 결실의 때가 눈앞에 와있다고 속삭인다. 어느 계절이나 자연은 풍성한 것으로 생물들에게 준다. 그 질서정연함은 우주(cosmos)정신과 일치한다. 인간이 이 질서를 깨뜨리지 않는다면 지구는 항상 아름답고 풍요로울 것이다.
[가을을 부르는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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