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06. 사랑의 원자탄

profkim 2020. 3. 8. 14:48



사랑의 원자탄

 


 

 


 전라남도 여수와 순천 사이에 애양원이라는 나병환자 치료원에는 그 교회 담임 목사이셨던 손 양온 목사(1902-1950)가 계셨다. 손 목사님은 경남 함안 출신으로 남다른 신앙심과 사랑의 정신으로 평생을 나환자 교회의 목사로 헌신하신 분이다.

광복 이후 여러 해를 우익과 좌익으로 나뉘어서 서로를 적으로 알고 투쟁하는 혼란의 시기가 있었다. 19481019, 당시 제주 폭동을 진압하기 위해 여수에 집결했던 군인 중 남로당 계열의 군인 일부가 반란을 일으키고 수많은 양민을 학살한 사건(여수 순천 반란사건)이 있었다. 그 사건 때 손 양온 목사님은 공산주의자의 총부리에 두 아들(손동인, 손동신)을 잃었다.

이 사건은 국군에 의해 1026일 진압되었는데 이때 손 목사님의 장자는 순천사범학생이었고 학생회 활동을 통해서 공산주의의 잘못을 많이 지적했기 때문에 공산주의자들에 의해 불순분자로 분류되었고 그 후 인민재판을 통해 두 형제가 총살을 당하게 된 것이다.

사건이 진압된 후 손 목사님의 두 아들을 죽인 안재선도 체포되어 총살형에 처하게 되었다. 손 목사님은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안 재선을 용서하고자 그를 양자로 삼았다. 이름을 손 재선으로 고쳐 실질적으로 아들로 삼았다.

손 목사님은 믿음의 사람이었기에 자식이 순교를 하여도 그 마음속에 평화가 깨어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오히려 그는 두 자식의 순교를 축복으로 생각하고 감사함을 가졌다. 그의 기록에 보면 당시 손 목사님 월급이 80원일 때 일 만원의 헌금을 드렸다 한다. 손 목사님은 투철한 신앙인이요, 사랑의 사도이시다. 그 자신이 믿음의 사람이요, 사랑의 사람이었다. 세상사 모든 일을 믿음이란 렌즈를 통해서 바라보기 때문에 그 마음 속에는 항상 평화가 있었던 것이다.

믿음이 없는 사람은 마음 속에 열화와 같은 분노, 갈등, 좌절감을 느끼며 살게 되므로 지옥과 같은 생활을 하게 된다. 천국과 지옥은 믿음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생기는 현상이다.

오늘 우리의 교육은 참된 믿음 위에 있지 않고 불신 속에서 이루어지는 것 같이 보인다. 그 속에서는 거짓과 협잡이 난무하게 된다.

진정한 사랑은 믿음 위에 자리 잡는 것이다. 손 목사님이 자신의 믿음을 원수를 사랑하는 행위로 표현하신 것처럼 사람을 믿을 때에만 사람을 사랑할 수 있는 것이다. 사랑의 행위는 믿음의 표현이다.

우리교육에서 믿음이 상실된다면 사랑도 또한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 자신에 대한 사랑, 일에 대한 사랑, 자연에 대한 사랑, 인간에 대한 사랑 이런 행위는 자신에 대한 믿음, 일에 대한 믿음, 자연에 대한 믿음, 인간에 대한 믿음에서 연유하게 될 것이다.

21세기 인류사회를 유지발전시키는 가장 큰 능력은 사랑일 것이다. 창의적인 사람은 일과 사람과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이다. 사랑은 생명이고 능력일 것이다. 사랑은 원자탄과 같은 힘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새 시대를 살아갈 젊은이들에게 손 목사님과 같은 믿음의 사람이 되도록 교육은 신뢰에 바탕을 두어야 하며 신뢰를 가르쳐야 한다. 이 세상의 모든 것을 사랑하도록 하는 교육이 필요하다.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은 모든 것을 이기는 사람이며, 모든 것을 소유하며, 새로운 세계를 열며, 이 세상에 빛을 비추는 사람이다. 오늘 우리 교육에서는 이런 요소가 빠져 있다. 손 양온 목사님의 일대기를 그린 사랑의 원자탄은 참으로 특별한 일이다. 그러나 앞으로 우리 모두에게는 특별한 사건이기보다는 신앙심을 가진 보통 사람의 이야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우리 교육은 손 양온 목사님과 같은 생명력이 넘치고 힘있는 사람을 길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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