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 122. 덩굴장미의 환희(歡喜)
초여름 햇살아래
덩굴장미로
빨갛게 물든 담장은
뜨겁게 불타오르고
가득히 번져가는
사랑스러운 기운
어제 내린 촉촉한 단비
싱그러운 힘 더해
온몸으로 뿜어내는
숨겨왔던 간절한 힘
활짝 터뜨린다.
마음속 깊이 눌러왔던
차가운 겨울의 아픔
견뎌냈던 숱한 어려움
숨 막히는 설움까지
한꺼번에 쏟아내며
기쁨의 노래 부른다.
뜨겁게 달궈진 대지
생명이 꿈틀대는 때
가장 눈부신 모습으로 피어나
세상에 제 아름다움을 알린다.
모든 힘든 날들을 이겨낸
아름다운 장미가 누리는 자유
신비로운 자태
눈부신 색채
영광의 화신(花神)으로
창조주(創造主)를 찬양한다.
2025년 5월 14일(수)
ⓒ 2025 J. K. Kim
[작시(作詩) 노트]
5월의 여왕은 단연 장미이다. 봄꽃이 피고 지는 동안 자신의 때를 기다렸다. 겨울 동안 추위와 싸우고 존재감 없이 지내온 세월이 길다. 그러나 묵묵히 기다렸다. 겨울 추위와 고난의 시간도 잘 넘겼다. 답답한 시간도 잘 넘겼다. 그 시간은 부자유한 시간이었지만 불평하지 않았다. 그들은 5월을 기다렸다. 그리고 지금 그들의 때가 온 것이다.
장미의 존재감을 유감없이 드러내는 시기이다. 장미는 수많은 문학작품의 소재로 소개되었다. 그만큼 아름답고 향기에 매료되기 때문이다. 장미의 꽃잎을 보라 그 라인을 보라 절묘하지 않은가, 꽃잎과 꽃잎의 어울림은 어떤가, 이 또한 절묘하지 않은가, 참으로 아름다운 꽃이다. 5월의 여왕이라 해도 과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그들이 누리는 5월의 자유를 노래한다. 모든 속박을 다 극복하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자태로 자신을 나타낼 때 그 누가 그를 속박할 수 있겠는가! 고난을 이긴 자의 승리의 노래이다. 창조주의 조각품이다. 조형예술이나 문학작품이 어떻게 그 형상(形狀)을 표현할 수 있겠는가!
[덩굴장미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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