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 남천에서는 쉼 없는 생명의 탄생과 소멸을 볼 수 있다. 옛말에 나 놓으면 자란다는 말이 있다. 오리 병아리도 부화하니 자라난다. 남천의 5월 말로부터 7월 초순까지는 흰뺨검둥오리가 부화해서 성체로 자라나는 계절이다. 어느덧 올해 부화한 오리 병아리가 거의 다 성체가 되어가고 있다. 건강하게 자라나고 있는 병아리를 바라보면 신비(神祕)를 느낀다.
이들로 인해서 남천이 풍요로워지고 살아있는 강으로 호흡을 하게 된다. 요즘 수면에는 오리 가족의 유영(遊泳)을 자주 마주한다. 남천에서 번식하는 새 종류는 오직 이 흰뺨검둥오리뿐이다. 그래서 오리의 번식은 더 귀하게 느껴진다. 이제 오리 병아리가 날 수 있게 되면 그들도 어미를 떠날 것이다. 그때 나는 오리 가족의 무리지어 유영하는 모습을 볼 수 없게 될 것이다. 흰뺨검둥오리는 무리 생활을 하지 않고 부부 중심의 생활을 하기 때문이다.
둔치를 활보하는 오리가족, 어미의 자부심이 대단하다. Ⓒ 2026 J. K. Kim
오리 병아리가 부화해서 다 성체가 되는 것은 아니다. 병아리는 무척 약한 존재이고 방어력이 없어서 항상 위험에 노출되어있다. 그러나 병아리가 생존율이 높은 것은 먹이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이들은 수생 식물을 먹기 때문에 어미가 물어다 주는 먹이를 먹고 자라는 새 새끼들보다는 훨씬 어미 의존도가 낮은 편이다. 어미는 좋은 수초가 있는 곳으로 새끼를 인도하고, 새끼들이 먹이활동을 하는 동안에는 주변을 경계하게 된다.
오리 병아리의 오수(午睡), 어미는 근처에서 주위를 경계하고 있다. Ⓒ 2026 J. K. Kim
지난 6월 22일 새벽에 부화한 지 며칠 되지 않은 오리 병아리 한 마리가 외톨로 유영을 하는 것이 발견되었다. 우왕좌왕하며 무엇을 찾는 것 같았다. 주변에는 성체 오리 몇 수가 있었지만, 이 병아리와 관련이 있는 오리 가족은 보이지 않았다. 분명 가족에게서 떨어져 나온 것이다. 안타까운 심정이었다. 도와줄 수 없는 상황이다. 그 주변의 성체 오리들도 이 병아리에 관해 전연 무심하다. 오히려 홀로된 병아리는 이 성체 오리를 피하는 모습이었다. 한 생명이 탄생해서 무사히 자라난다는 것이 쉬운 일만은 아니다.
2026년 6월 22일 관찰된 홀로된 오리 병아리, 이는 부화 하루 이틀밖에 되지 않은 어린 것이다. 생존이 어려울 것 같다. Ⓒ 2026 J. K. Kim
오늘(7월 3일) 새벽에 남천에서는 희귀한 가족을 만났다. 이제 부화한지 하루 이틀된 오리 가족을 만났다. 이미 다른 오리 병아리가 성체가 다되어 가는 시점에서 지금 부화했으니 곧 닥칠 장마 등 어려운 환경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오늘 새벽 2026년 7월 3일 새벽 남천에서 관찰된 갓 부화한 병아리 5마리 가족, 순탄하지 않은 환경이 기다리고 있다. Ⓒ 2026 J. K. Kim
자연은 스스로 순응하는 자만이 생존하도록 허용한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는 그 질서에 순응해야 한다. 남천에는 많은 생명체가 존재한다. 남천은 나에게는 자연 학습장이고 우주의 원리를 알려주는 진리의 보고 이다. 이름 모를 생명체도 수없이 많다. 그들은 모두 순응하여 존재한다는 간단한 진리를 나에게 일러준다.
오늘도 건강하게 잘 자라난 오리 병아리 가족을 보면서 놀라운 신비의 세계를 다시 음미해 본다. 이들이 자라나는 원리나 우리 사회가 성장하는 원리가 무엇이 다르겠는가? 가정, 교회, 학교, 산업체, 사회단체, 국가 그 모두가 하나의 생명체이다. 병아리가 성체로 성장하는 것처럼 모두가 자라나야 한다.
오리 병아리의 성장을 바라보고 있는 남천의 원추천인국 Ⓒ 2026 J. K. Kim
오리 병아리가 어미의 보호아래 먹이 활동을 하는 것은 각기의 몫이다. 종일 얼마나 열심히 노력하는지 모른다. 잠시의 쉼도 없이 노력한다. 무엇이 병아리로 종일 노력하게 하겠는가? 배고픔이다. 그래서 무엇을 갈망하게 된다. 개인에게 동기(動機)가 있어서 활동하게 된다. 이 자유의지(自由意志)야 말로 힘이겠지, 이런 것이 없으면 나약해지겠지, 그래서 아무것도 이룰 수 없겠지, 우리 사회가 생명체로서 성장할 수 있는 원동력은 자유의지이다.
남천의 백일홍, 이들도 오리 병아리의 성장을 축하하는가 보다. Ⓒ 2026 J. K. Kim
오리 병아리가 생명이 있어서 자라고, 갈망함으로 생명 활동을 하고, 성체가 되어서 또 다음 세대를 이어가게 된다. 우리 사회의 생명력 역시 개체의 자유의지에 의한 갈망을 충족함으로 이루어지게 될 것이다. 대자연의 원리를 잘 따르면 생육하고 번성한다는 아주 간단한 원리를 잊으면 모든 것을 잃게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