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권의 시

60. [시] 이팝나무 꽃의 밀어(密語)

profkim 2020. 5. 5. 12:46



             

                       

                          이팝나무 꽃의 밀어(密語)

 


  

남도(南道) 오월은

초여름

이팝나무 꽃 흰색

활짝 피어 여름을 알린다.

 

()이 내렸다는 착각

잠시 접고

창밖에

초여름의 싱그러움을

시원함을

 

봄꽃

복숭아 꽃, 살구 꽃, 사과 꽃 다 지고

바위 사이

영산홍이 한참 꽃 필 때

키 큰

흰색 이팝나무 꽃

흐드러지게 피어

입하(立夏)를 알린다 

 

이 때쯤

숲은 녹색으로 변하고

검푸른 짙음과 녹색이 어우러져

산야는

새로운 장르를 연다.

 

여름을 시원하게 맞으라는

창조주의 섭리

이팝나무 하얀 꽃

 

더워지는 날

힘들어하는 심령들에

싱그러움을 더하는

창조주의 선물

  


 

작시(作詩) 노트: 입하(立夏)를 맞는다. 봄꽃들은 다 지고 산야가 단조로울 때 창조주는 우주를 장식하시는 순결의 꽃을 주신다. 이팝나무 꽃은 영어로는 snow flower라 한다. 눈 같이 흰색이어서 그리 이름을 붙였는가 보다. 우리나라에서는 쌀밥을 닮았다고 해서 이팝나무 꽃이라 한 모양이다. 좌우간 나무 전체가 흰 꽃으로 덮여서 아름답다. 초여름의 싱그러움을 더하니 시원한 여름을 맞으라는 창조주의 섭리인가 보다. 그 분은 모든 것을 지으시되 때를 따라 아름답게 하셨다. 나는 내 창가에서 여름을 알리는 이팝나무 꽃을 볼 수 있어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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