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8. 고엽(枯葉)
낙엽 쌓인 오솔길
폭은 한 양탄자
가을 정취(情趣) 넘치는 길을 걸으면
생각이 깊어진다.
높은 곳에서 세상을 바라보던
찬란히 빛나고
고고하던 단풍은
힘없이 떨어져
대지를 채색(彩色)한다.
견디기 어려워
추락한 낙엽
흙으로 돌아가려
자신을 분해한다.
자연을 윤택하게
생명력 넘치게
자신을 바친다.
낙엽(落葉)
어머니 모습에서
느끼던 사랑
아가페 사랑
숭고한 정신
뭉게구름처럼 떠오르는
낙엽 쌓인 길에서
2024년 11월 12일(화)
ⓒ 2024 J. K. Kim
[작시(作詩) 노트]
자연은 순환체계(巡還體系)에 의한다. 생명력은 그런 데서 생긴다고 본다. 잎이 나고, 꽃이 피고, 열매 맺고, 잎이 떨어져서 자연으로 돌아가고 그 낙엽은 대지를 윤택하게 한다. 자연은 스스로 조정하여 그 생명력을 기르게 된다. 그 가운데 아름다움이 있고 생명력이 증강되어 새로운 세계를 열어가게 된다. 나뭇잎은 일생을 바쳐서 일하고 마지막 낙엽이 되어서 흙으로 돌아가면 그 토양을 부양(浮揚)하여 자연을 풍요롭게 한다.
나뭇잎은 어머니 모습과 많이 닮아있다. 모든 것을 다 바쳐서 봉사하고 마지막 자신을 바쳐서 그 후손을 풍요롭게 하니 말이다. 우리네 어머니는 그런 존재였다. 나는 낙엽길을 걸으면 그런 어머니를 생각하게 된다. 거기 무슨 논리가 있겠는가! 느낌이지, 이것이 자연이리라, 거역할 수 없는 힘의 지배이다.
도시 생활이란 삭막한 경우가 많다. 가을철 낙엽이 쌓이면 청소하는 분들의 골칫거리가 된다. 도시에서 낙엽은 쓰레기에 불과하다. 그러나 자연에서는 없어서는 아니 될 토양을 양생(養生)하는 자원이다. 자연에서는 쓰레기가 없다. 인간이 개입되면 쓰레기가 생긴다. 문명이 발달할수록 쓰레기가 많아진다. 문명은 자연에 순응(順應)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인류가 생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자연에 순응하지 못하면 파멸이 있을 뿐이다.
[낙엽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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