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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102. 가을이 좋다.

102. 가을이 좋다. 가을이 오면 좋다. 그냥 좋다. 드높은 쪽 빛 하늘이 뭉개 그름이 맑은 하늘에 달 휘영청 뜨고 기러기 날아가니 좋다. 아주 좋다. 짙게 물드는 황금들녘이 감 굵게 익어가니 못생긴 모과 누렇게 굵어가니 햇밤과 잣 입에 넣으니 좋다. 참 좋다. 풍요의 계절 넉넉한 인심이 이웃을 둘러 보는 마음이 새 옷 입은 아이들이 좋다. 너무 좋다. 가을이 좋다. 2023년 9월 29일(금) 추석명절에 Ⓒ 2023 J. K. Kim [작시(作詩) 노트] 더위와 궂은 날씨에 힘들었던 여름이 살짝 지나가고 가을이 오니, 하늘이 높아져 짙은 쪽빛으로 바뀌니 상큼하다. 뭉게구름 떠오르니 풍요를 느낀다. 가을 저녁은 평안(平安)하다. 들에 곡식 영글어가는 소리, 과실 익어가는 냄새, 마음의 풍요를 느낀다. ..

김정권의 시 2023.09.29

12. 기적의 길을 만드시는 분 3

[섬에서 온 편지 12] 기적의 길을 만드시는 분 3 Way Maker, Miracle Worker 3 정윤모, 류혜숙(나드예) 선교사의 선교이야기 “섬에서 온 편지”는 2022년 9회(제1회 7월 10일, 제9회 9월 25일)에 걸쳐 소개한 바가 있다. 벌써 1년이 지나갔다. 제9회를 마치면서 정 선교사는 야자수의 각오를 글로 남긴 것이 있다. 바닷가의 야자수는 그 열매를 바다로 띄워 보내 또 다른 지역에 야자수 군락을 이룬단다. 정 선교사도 복음의 씨앗을 여러 지역으로 보내 군락을 이루기를 바랐다. 지난 일 년의 사역을 요약해서 다시 소식을 전해 주었다. 내용을 3회에 걸쳐 블로그에 게재하는데 이번이 마지막 세 번째이다. 정 선교사 부부는 아이들로부터 시작해서 어른에 이르기까지 그 사역의 범위를 넓혀..

[단상(斷想)] 93. 배신(背信)

93. 배신(背信) 내가 20대 초반이었을 때 일선 최전방의 OP에서 근무하면서 단편소설 “벽(壁, le Mur)”을 읽은 일이 있다. 이 소설은 무신론적 실존주의 철학자 쟝 폴 사르트르(Jean Paul Sartre, 1905~1980)의 1937년 작품이다. 영하 20도를 넘나드는 추운 겨울밤 눈이 많이 내려서 사위가 백색의 향연을 벌일 때 젊은 청년으로 많은 생각을 하게 한 작품이다. 이 소설은 스페인(Spain) 내전(內戰)을 배경으로 한 것이다. 20세기 세계 제2차대전 중의 파시즘과 그 광기(狂氣)가 스페인을 뒤 덮었을 때의 풍경이다. 스페인 내전의 반역죄로 잡혀 온 톰, 후앙, 그리고 파블로는 즉결재판에서 사형을 선고받는다. 재판 결과를 군인 장교가 전달한다. 내일이면 사형이 집행된다. 총살..

단 상(斷 想) 2023.09.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