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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斷想)] 120. 무료(無聊)한 아침에

120. 무료(無聊)한 아침에     한 더위에 좀 쉬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하여 스스로 휴가를 내었다. 아무 일도, 생각도 하지 않고 그냥 표류하는 심정으로 흘러감에 맡기고 싶었다. 며칠이 지났다. 떠내려가는 삶은 무료하다는 것을 느꼈다. 죽은 물고기가 물에 떠내려가면 그 누군가의 먹이가 되겠지, 부러진 나뭇가지가 떠내려가면 그 어딘가에서 쓰레기가 되겠지, 살아있어야 상류로 힘차게 올라갈 것이다.    심신(心身)을 양생(養生)하여 건강한 삶을 살아가도록 한다는 생각은 누구나 한다. 그러나 그 방법은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어떤 방법이 가장 효율적일까? 이는 사람마다 다르리라 본다. 내 경우는 쉬는 것이 좋은 방법이 아닌 것 같다. 무엇이고 도전적 삶을 삶으로 그 안에서 휴식을 취하는 것 같다.  대학 ..

단 상(斷 想) 2024.08.24

[단상(斷想)] 119. 우리나라 개화기의 신여성들

119. 우리나라 개화기의 신여성들     칠월 하순부터 나는 오래된 사진들을 정리하였다. 백 년이 좀 지난 사진부터 백 년이 다 돼가는 사진들이다. 우리나라 개화기의 사진을 정리한 것이다. 개인이 소장할 사진이 아니고 박물관 같은 공공기관에서 보관 관리하여야 할 사진들이다. 이들 사진은 주로 여성 관계 사진으로 당시 우리나라 여성 교육을 엿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들이다.    이 자료를 입수하게 된 계기는 내가 한국특수교육백년사 편찬위원장으로 일하던 1992년에서 1994년에 여러 분야에서 자료를 수집하였는데 특히 초창기 사진이 부족하여 초기 선교사 후손들에게 연락하게 되었고, 마침 평양에서 맹교육(盲敎育)을 시작한 홀 선교사(Dr. Rosetta S. Hall, 1865-2051)의 손녀와 연결이 되..

단 상(斷 想) 2024.08.15

[단상(斷想)] 118. 매미의 피날레

118. 매미의 피날레     올해 여름은 유난히 덥다. 앞으로 갈수록 더 더워질 것이라는 예측이다. 여름철 휴가를 잘 가지 않는 내가 올해는 멀리 사는 외손녀 가족이 와서 3박 4일 피서를 다녀왔다. 무척 좋은 시간이었다. 요즘 가족이라도 자주 만날 수 없으니 만난다는 그 자체가 즐거움이다.    늦게 얻은 외손녀가 훌쩍 커져서 제 엄마 키보다 더 커졌다. 딸 내외는 이 딸이 무척 대견스럽고 사랑스러운가 보다. 세심한 데까지 관심을 기울이고, 잘 길러 보려는 마음가짐이 은연중에 묻어난다. 무척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나는 새벽에 걷기를 하니 어느 곳에 가더라도 뺄 수 없는 습관이다. 새벽에 호숫가를 걸었다. 삼복(三伏), 매미 우는 소리는 절정에 이르렀고, 잎이 무성한 나무 사이에 울려 퍼지는 매미 소..

단 상(斷 想) 2024.08.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