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회 우(會 遇) 회 우(會 遇) 오랜만의 만남입니다. 세월의 빠름을 무엇으로 말할 수 있겠습니까 세월이 약이라 했던가요, 나이든 이에게는 해체의 시간이지요, 몸매도 퍼지고 시력도 나빠지고 청력도 가고 다리도 후둘 거리고 생각하는 능력도 무뎌지고 모든 기능이 쇠퇴하였습니다. 오랜만의 만남은 .. 김정권의 시 2020.03.14
20. [詩] 말복소회 [詩] 말복소회 단비가 소리 없이 내립니다. 말복의 더위를 식히는 청량제입니다. 대지는 촉촉이 풍요롭고 산야는 활기찹니다. 더위에 지친 심신을 소생시킵니다. 말복이 지나고 입추가 되면 자연 가을이 옵니다. 넉넉한 인심을 기약하게 되고 더위를 보내는 아쉬움과 더위를 이겨낸 안도.. 김정권의 시 2020.03.07
19. [詩] 농촌 마을 풍경 [詩] 농촌 마을 풍경 산자락에 고즈넉이 내려앉은 촌락 옛적에는 뛰노는 아이들과 농군으로 생기가 있었는데 한적한 사람 없는 고요함 골목마다 적막하다. 사람 그림자도 보이지 않은 마당 강아지 한 마리가 여유롭다. 단아한 초가지붕 다 벗겨내고 새로 단장한 까만 기와지붕 깨끗하고 .. 김정권의 시 2020.03.07
18. [詩] 봄과 노년 [詩] 봄과 노년 하늘이 따뜻해집니다. 나뭇가지에 물이 오릅니다. 잎도 나오기 전에 예쁜 꽃들이 피어납니다. 얼마나 급하기에 봄을 기다렸기에 그렇게도 바쁠까 사위가 아름답습니다. 새 생명이 넘쳐납니다. 생명의 향연입니다. 보라 빛깔 영산홍이 마당 한구석에서 자태를 자랑하며 튤.. 김정권의 시 2020.03.07
17. [詩] 여행 스케치 [詩] 여행 스케치 이른 새벽 Sea-Tac 공항 넘쳐나는 군중들 안전검사 행렬이 길다. 줄을 서서 기다리는 말없는 군중들 TSA 요원의 철저한 검사 그러나 왜? 이래야 할까? 인간 욕심의 소산, 분노, 갈등, 좌절 그런 것이 한 덩어리가 되어 활화산처럼 끓어올라 모든 것을 녹여 버릴 그것을 어떻게.. 김정권의 시 2020.03.07
16. [詩] 귀 소(歸 巢) [詩] 귀 소(歸 巢) 여우 토끼 놀던 골 젊은 시절 미래를 꿈꾸며 떠나서 만리타향 나그네 생활 모두 접고 그립고 애타게 바라보던 조국 그 골에 둥지를 틀었다. 주황색 지붕 하얀 벽 서구풍의 아담한 집들 보는 이의 마음이 아련하다. 스쳐 가는 육십 년대의 자화상 가난과 싸우던 그때 그들.. 김정권의 시 2020.03.07
15. [詩] 아름다운 회상 [詩] 아름다운 회상 늦가을 궂은비가 내립니다. 잿빛 하늘이 내려앉고 사위가 어둡습니다. 그러나 오랜 가뭄 끝에 단비입니다. 고택을 찾습니다. 도시 개발로 길이 어렵습니다. 나의 살던 고향 꽃피는 산골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 진달래 노랫말을 낳은 창원 소답 옛터입니다. 길가의 고목.. 김정권의 시 2020.03.07
14. [詩] 소박한 소원 [詩] 소박한 소원 소박한 소원이 있습니다. 부끄럼 없이 살기를 나누며 살기를 섬기며 살기를 그리고 힘이 된다면 이웃과 정을 나누기를 바랍니다. 젊었을 때 큰 꿈을 꾸며 열심히 뛰어 많은 것을 이루기도 했습니다. 자랑 거리가 아니었습니다. 젊었을 때 일입니다. 노년의 아름다움을 노.. 김정권의 시 2020.03.07
13. [詩] 죠 다리 유상(有想) [詩] 죠 다리 유상(有想) 뉴저지와 맨해튼을 오가는 죠(G. Washington Bridge) 다리 넘쳐나는 화물차량 행렬 죠 다리 2층은 그들의 세상이다. 느릿한 행렬 속에 기다림의 아름다움이 있다. 화물차 카고 안에는 전자제품 식품, 의복류와 신발, 어린이 놀이 도구, 산업용 기기들, 내가 알지 못하는 .. 김정권의 시 2020.03.07
12. [詩] 잔인한 계절 [詩] 잔인한 계절 단장(斷腸)의 아픔 묘비를 닦으며 오열하는 부모 다시 만날 수 없는 아들을 그리며 전율(戰慄)한다 아들을 잃고 4년 반복되는 고통이 그들을 괴롭혀왔다 두 동강난 군함 처참한 파괴의 현장 깊은 바다로 침몰 돌아올 수 없는 길로 간 용사들 나라를 지킨 젊음 그들은 산화.. 김정권의 시 2020.03.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