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 창가에 앉으면 창가에 앉으면 창가에 앉으면 봄이 열린다. 산자락에 이어진 넓은 들에 자연스레 만들어진 밭의 경계가 조화롭다. 올망졸망 이어진 밭떼기에 형형색색의 식물이 높은 산에 푸른 숲과 어울린다. 살아 숨 쉬는 생명의 향연이다. 쉬지 않고 변하는 자연 쉼 없이 모양과 색을 바꾼다. 연록은 .. 김정권의 시 2020.03.20
53. 밤의 노래 밤의 노래 스올의 깊음이 독가스 유령처럼 사위를 둘러쌓는다. 혼돈 무질서 흑암의 세계 무질서의 아노미 모든 것을 삼켜버릴 블랙 홀 퍼져 나아가는 음의 세계 모든 것을 산산 조각내었다 그리고 스올은 승리의 노래를 불렀다 몸을 가눌 수 없는 무기력 구토 절망 음(陰)이 지배하는 세.. 김정권의 시 2020.03.20
52. 잠 못 이룬 밤에 회상 잠 못 이룬 밤에 회상 엎치락뒤치락 이런 생각 저런 생각 긴 밤을 지새웁니다. 실패와 좌절로 맥 빠지고 부끄러웠던 일 잘못으로 나무람 받던 일 낯을 붉힌 일들 왜 그런 일들이 젊었을 때 있었을까 노년인 지금 나는 잘살고 있는 것일까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아가기를 기도합니다. 얻었.. 김정권의 시 2020.03.20
51. 전능자의 말씀 전능자의 말씀 전능자의 말씀은 새벽이슬 채소밭의 새순을 적시는 이슬비 가뭄에 조용히 내리는 단비 마른 대지를 적시는 소낙비 전능자의 말씀은 새싹을 기르시는 햇살 사과 꽃을 피우시는 잔잔한 햇빛 로덴드론을 피우시는 눈부신 햇살 숲을 키우시는 강렬한 햇빛 전능자의 말씀은 생.. 김정권의 시 2020.03.20
50. 은쟁반 위에 금 사과 은쟁반 위에 금 사과 지혜로운 사람의 언어여 아로새긴 은쟁반에 금 사과 슬기로운 자의 책망을 즐겨듣는 귀여 순금 귀고리 온유한 입술 금을 입힌 토기 영화가 있고 부드러운 언어 분(憤)을 식히고 생명을 창출하고 넘치는 영광이 순한 귀 지혜를 듣고 깨달으니 존귀가 부함이 건강이 아.. 김정권의 시 2020.03.20
49. 절 묘 (絶 妙) 절 묘 (絶 妙) 놀라움 오묘, 신비, 불가사의 열을 토하는 지표 그 심층에 참을 수 없는 분노를 그는 토해 내고야 만다. 용의 입에서 터져 나오는 불길 보다 더 뜨거운 용천수(湧泉水) 물인지 증기인지 구별하기 어렵다. 그리고 서서히 지표를 흐른다. 물이 함유한 미네랄 그리고 열 지표부의.. 김정권의 시 2020.03.20
48. 주님의 은혜 주님의 은혜 침대에서 일어나 아침을 맞습니다. 먼동이 트려합니다 주님의 은혜입니다. 느긋한 아침 식사와 차를 마실 수 있습니다. 아내와 담소하면서 주님의 은혜입니다. 이웃과 정겨운 인사를 하며 아침을 여니 주님의 은혜입니다. 아직 눈이 밝아 말씀을 읽으며 묵상할 수 있으니 주.. 김정권의 시 2020.03.20
47. 부활의 새 아침 부활의 새 아침 십자가의 길 자신을 버리신 길 가시밭길 희생의 순종 생명의 역사를 이루시었다. 영원불멸의 부활 기적 광영이 넘쳐서 온 세계에 두루 비친다. 의인들이 그 빛을 받아 이웃에 전하는 오로라 부활의 기쁜 소식 활활 타올라 만방에 전하라 만백성이 할렐루야 찬양하며 인생.. 김정권의 시 2020.03.20
46. 십자가의 길(Via Dolorosa) 십자가의 길(Via Dolorosa) 십자가의 길 고난의 길 그 길은 영광의 길 군인들의 채찍질이 있었던 길 조롱과 비방이 있었던 길 그 길은 승리의 길 넘어져 일어 설수 없었던 길 구레네 시몬이 대신 진 길 그 길은 구원의 길 비아 도로로사 영광의 길 승리의 길 구원의 길 詩作 노트: 십자가의 길.. 김정권의 시 2020.03.20
45. 여호와 찬양 여호와 찬양 이유 없는 조롱과 비난 그러나 이유가 있었습니다. 나태해진 내 영혼 각성이 오랜 세월 망각 속의 심령이 자신과 깊은 대화를 나누는 문을 여셨습니다. 찾아드는 고난이 견디기 힘들었습니다. 그러나 이유가 있었습니다. 메마른 내 영혼의 촉촉한 단비였습니다. 수많은 열매.. 김정권의 시 2020.0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