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 자연의 소리 자연의 소리 개구리 우는 소리 벌레 우는 소리 매미 우는 소리 정겨운 소리를 벗하고 산다. 오래전 힘겹게 살아가던 시절 들과 논밭에서 흔히 듣던 소리다. 나는 오랫동안 이런 소리를 듣지 못하고 살아왔다. 도시의 삶이란 그저 삭막하고 자연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조차 관심이 없었.. 김정권의 시 2020.03.19
41. 가을 나무 가을 나무 잎이 떠난 가지 오묘한 조직의 결정체 굵고 가늘고 연결된 가지들의 조화 가을 단풍나무의 아름다움 신비 어제 서북에서 불어온 세찬 바람 아름다운 조각품을 앞뜰에 세우고 오늘은 빛나는 햇살이 비친다. 환희 가을을 황혼이라 했던가 인생의 끝자락이라 했던가 봄 여름 가을.. 김정권의 시 2020.03.19
40. 헐티재에 올라 헐티재에 올라 굽이굽이 돌아 오른 언덕 위 헐티재 하늘에 닿아있는 선경인가 재 넘어 황금들 풍요로운 기운 먹거리를 낳아준 들은 자애로운 어머니 이제 편안한 휴식을 준비 할 때이다. 잎 떨어진 감나무 홍시가 가지마다 달려 가을 산을 물들인다. 은색 구름 한 점 산허리를 감돌아 흐.. 김정권의 시 2020.03.19
39. 회 룡 포 회 룡 포 회룡포 감돌아나는 내성천 맑은 물 바람에 일렁이고 물밑 모래알 투명하여 지하가 보일 듯 용이 꿈틀 거린다하여 회룡(回龍)이라 하였던가 삼백육십도 감돌아 나아가는 물길 용이 날아오르는 형상 옛 사람들이 일러 회룡포라 회룡대 높이 올라 꿈틀 거리는 물길을 보면 분명 용.. 김정권의 시 2020.03.19
38. 방골재를 넘으며 방골재를 넘으며 황금들 일렁이는 청도 잎 떨어진 감나무 노란 주먹으로 채색하고 비티재 넘고 방골재 넘어 황금 들녘 고암들을 바라본다. 운무로 나신 가린 화왕산 살며시 허리를 보여준다. 그리고 다시 수줍다고 가린다. 운무 속 춤추는 억새 은색 구름 몰아내고 자신의 아름다움을 등.. 김정권의 시 2020.03.19
37. 휘슬러에 올라 휘슬러에 올라 휘파람불며 휘슬러에 오른다. 쪽빛 바다를 감돌아 아름다운 강을 껴안는다. 고산준령이 내려다보는 올망졸망 이어지는 섬들 휘슬러로 가는 길 수많은 슬로프 휘파람불며 내려오는 스키어들 거미줄 같은 바이크 트랙 비상하는 바이커들 하늘을 나는 기분 말 할 수 없는 환.. 김정권의 시 2020.03.19
36. 장봉도 해넘이 장봉도 해넘이 신도 시도 모도 지나 장봉도 혜림 언덕 위는 숲 속의 궁전 뭇 생명이 노래하는 오케스트라의 전당 생명력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활력 넘쳐나는 기운 이글거리던 태양이 강화도 끝자락으로 내려앉고 하늘과 바다가 분간되지 않는 잿빛 그 사이를 가르며 동남아로 유럽으로 .. 김정권의 시 2020.03.18
35. 튤 립 튤 립 단풍나무 밑 다소곳이 고개든 너 튤립 지난겨울 그 추위에도 굴하지 않고 고개든 너 만고풍상(萬古風霜)이 너를 강하게 하였다. 너는 피카소보다 더 뛰어난 화가 보라 색, 분홍색, 노란색은 푸른 잎과 줄기에 어우러져 환상적이다. 네 자태는 양귀비 보다 더 아름답고 절묘한 색의 .. 김정권의 시 2020.03.18
34. 연록(軟綠)의 춘신(春信) 연록(軟綠)의 춘신(春信) 이른 아침 창문을 연다. 연록의 봄소식이 시야에 와 닫고 싱그러운 기운이 피부를 자극한다. 움 추렸던 마음에 활력을 하늘이 나직이 내려앉고 정겨운 아지랑이가 피어오른다. 어제 불던 봄바람이 나무를 잠에서 깨웠는가보다 하루 사이에 들은 연한 녹색의 향연.. 김정권의 시 2020.03.18
33. 밤꽃 필 무렵 밤꽃 필 무렵 6월은 밤꽃이 피는 계절 산은 짙은 숲의 향연 하늘과 구별되지 않은 밀도 높은 쪽빛 단조로울 만 할 때 밤꽃이 피어 산을 채색한다. 꽃가루 연기되어 하늘을 나를 때 산은 안개로 덮인 것 같다. 독특한 냄새 더하여 남성의 냄새라 하던가 달 밝은 밤에 향기는 더 매료된다. 깊.. 김정권의 시 2020.0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