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상(斷 想) 140

[단상(斷想)] 100. 이웃(Neighbor)

100. 이웃(Neighbor) 나는 수개월 전에 어쩌면 내 마지막 둥지가 될지도 모를 곳으로 이사를 하였다. 28층 아파트의 8층이니 층높이도 적당하고 8층에 3가구가 사니 그리 혼잡하지도 않아서 좋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옆집에 누가 사는지 이름이 무엇인지 알 수 없다. 옛날 같으면 목판(木板)에 떡을 좀 해서 들고 가서 이사 왔노라고 이야기하고 통성명이라도 했을 것이다. 요사이는 남의 집 문을 노크하기도 어렵고 더욱이 음식물을 전해 주는 것은 더 어려운 것 같다. 흔히 이야기하기를 이웃이 없다고 한다. 옛날 같은 이웃이 없다는 이야기이지, 엄연히 옆집(next door)이 있으니 그들이 이웃이겠지, 이문제는 사회의 변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보인다. 나는 우리나라에서 농업사회, 산업사회 그리고 정보..

단 상(斷 想) 2024.01.08

[단상(斷想)] 99. 감사(感謝)

99. 감사(感謝) 감사는 고맙게 생각하는 마음이라 할 수 있다. 사전에서 감사(感謝, Gratitude, thankfulness, thanksgiving)는 고맙게 여김, 고맙게 여기는 태도 등으로 표현하고 있다. 다른 사람이나 어떤 대상에게서 혜택을 받은 사람이 느끼는 감정이나 태도라고 할 수 있다. 감사는 은혜에 보답한다는 뜻을 품는다. 천국을 이룬 사람들의 생활은 감사의 생활일 것이다. 천국이 은혜로 주어진 것이기 때문이다. 한 해를 보내면서 내가 생존할 수 있었던 것은 창조주의 은혜이고 내 가족의 돌봄이고, 내 이웃의 존재에서 왔고, 수많은 근로자와 내 주변에 있는 분들의 헌신에서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지구와 달과 천체들이 나의 생존을 가능하게 하였고 지구 환경이 나에게 공기와 물을 공급해 주었..

단 상(斷 想) 2023.12.30

[단상(斷想)] 98. 달력

98. 달 력 십일월 달력을 떼어내니 십이월 달력 한 장만 남았다. 또 한 해가 가는구나, 세월의 빠름을 느끼면서 한해를 정리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혹자(或者)는 말하기를 나이 들어가면 세월이 더 빠르게 지나간다고 했다. 나는 세월이 빠르게 지나간다는 의미를 아주 좋게 해석한다. 그만큼 삶이 지루하지 않고 활력이 넘쳤다는 뜻으로 보기 때문이다. 젊은 시절에도 바쁘게 살았지만, 요즘에도 못지않게 바쁘게 살고 있다. 은행에서 새해 달력을 주어서 벽에 걸기도 하고 탁상용은 책상에 올려놓고 우선 집안 식구 생일부터 책크해 두었다. 오는 한해살이 역시 이런저런 일들로 바쁘게 살게 될 것이다. 2024년은 열두 달이고 윤년이기 때문에 2월은 29일이어서 366일이 된다. 달력이 있어서 사람들은 계획을 세우고..

단 상(斷 想) 2023.12.18

[단상(斷想)] 97. 인간과 자연

97. 인간과 자연 인간은 피조물 가운데 제일 마지막으로 만들어졌고 그들은 가장 우수한 두뇌를 갖은 피조물이다. 체력으로 치면 강한 존재가 아닌데 지적능력이 뛰어나서 모든 생명체 위에 군림하게 되었다. 인간은 문명(文明)을 발달시켰고 이는 인간의 의식주를 편안하게 해주었다. 그래서 오늘과 같은 누리는 삶을 영위하게 된 것이다. 자연에서 보면 모든 생명체는 스스로 자신의 필요를 충족해 나가지만 매일 필요를 충족하는 것이 다이다. 저축이나, 냉장 보관이나, 건조방식이나, 통조림과 같은 것을 만들어 보관하지 않는다. 다람쥐가 도토리를 이곳저곳에 묻어두었다가 겨울에 꺼내 먹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그들은 상수리나무 열매를 묻어둠으로 상수리나무를 이곳저곳에 번식시키는 역할을 한다. 그러니 자연 현상의 오묘함을 알..

단 상(斷 想) 2023.12.07

[단상(斷想)] 96. 남천(南川)에 겨울이 오면

96. 남천(南川)에 겨울이 오면 벌써 11월이 다 가려 한다. 입동(立冬)도 지났고, 소설(小雪)이 지났다. 나는 겨울로 접어들면 은근히 철새의 도래를 기다리게 된다. 철새라야 소백로 무리와 청둥오리 등 종이 빈약하고 개체 수도 적은 편이지만 샛강에서 볼 수 있는 호사(好事)일 것이다. 지난여름 강바닥을 준설 해서 오리의 먹이는 풍족하지 않을 것 같고, 수초군락이 사라져서 둥지 틀 곳도 부족할 것으로 보인다. 요사이 전국 강변의 둔치 정비가 잘되어 걷기 트랙도 좋고, 주변 경관도 잘 조성되어있어 공원처럼 아름답다. 남천 역시 경산 주변의 둔치는 잘 조성되어있다. 제방과 둔치 변에 식수(植樹)도 많이 했고 화단 조성 역시 잘되어있는 편이다. 나는 남천에서 자연을 많이 배운다. 젊었을 때 관심을 두지 못했..

단 상(斷 想) 2023.11.25

[단상(斷想)] 95. 섬기는 사람

95. 섬기는 사람 출세(出世), 성공(成功), 승진(昇進) 등 듣기 좋은 말이 많다. 인간의 본성에는 높아지고 싶은 심성이 있는가 보다. 잘난 사람, 잘나가는 사람, 승승장구하는 사람은 모두의 선망(羨望) 대상이 될 것이다. 그리고 그런 사람이 모든 것을 잃으면 허탈해하고 인생무상을 말하게 된다. 예수님 제자들은 예수님과 2년에서 3년여를 동행한 사람들이다. 이런 훌륭한 선생 밑에서 이 정도의 수련을 받았으면 결이 삭았을 법도 한데 이들은 예수님이 잡혀가시는 그 시간까지도 누가 높으냐? 논쟁했다고 하니 참 허망한 일이다. 선생은 잡혀가는데 제자들은 모두 도망갔으니 그 당시 그들의 정신상태를 가늠할 만하다. 그들에게는 두 개의 세계가 공존하고 있었다. 예수 선생을 따라다니면 세상에서 한자리할 것이라는 기..

단 상(斷 想) 2023.11.19

[단상(斷想)] 94. 베들레헴의 모라비안

94. 베들레헴의 모라비안 나는 두 번째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베들레헴을 찾았다. 이곳은 냄새가 나는 곳이다. 진짜 같은 냄새! 진짜 참기름은 냄새가 어떨까? 우리가 이야기할 때 더러 진국이란 말을 쓴다. 진국은 어떨까? 가짜가 많은 세상에서 진짜는 어떤 모습일까? 무슨 단서라도 찾고 싶은 심정으로 베들레헴을 찾았다. 첫 번째 방문한 후에 쓴 단상은 2020년 5월 19일([단상(斷想)] 21. 모라비안의 삶// http://blog.daum.net/enjoytoo/179) 이다. 단상 21에서는 모라비안의 청교도적 삶의 연원과 얀후스, 진젠돌프, 스팡겐베르그 등 모라비안의 지도자들의 고난의 길과 감리교 창설자인 존 웨슬리와의 관계 등을 언급한 바 있다. 왜 이들이 청교도(淸敎徒)가 되어야 했는가를 오늘 ..

단 상(斷 想) 2023.10.04

[단상(斷想)] 93. 배신(背信)

93. 배신(背信) 내가 20대 초반이었을 때 일선 최전방의 OP에서 근무하면서 단편소설 “벽(壁, le Mur)”을 읽은 일이 있다. 이 소설은 무신론적 실존주의 철학자 쟝 폴 사르트르(Jean Paul Sartre, 1905~1980)의 1937년 작품이다. 영하 20도를 넘나드는 추운 겨울밤 눈이 많이 내려서 사위가 백색의 향연을 벌일 때 젊은 청년으로 많은 생각을 하게 한 작품이다. 이 소설은 스페인(Spain) 내전(內戰)을 배경으로 한 것이다. 20세기 세계 제2차대전 중의 파시즘과 그 광기(狂氣)가 스페인을 뒤 덮었을 때의 풍경이다. 스페인 내전의 반역죄로 잡혀 온 톰, 후앙, 그리고 파블로는 즉결재판에서 사형을 선고받는다. 재판 결과를 군인 장교가 전달한다. 내일이면 사형이 집행된다. 총살..

단 상(斷 想) 2023.09.25

[단상(斷想)] 92. 우리도 잘살아보세

92. 우리도 잘살아보세 내가 사는 곳에서 30여 분 드라이브하면 청도군 신도리에 있는 새마을 운동 발상지 기념공원에 다다른다. 쉬고 싶은 생각이 들 때 더러 내가 찾는 곳이다. 대체로 한산하고 철 따라 꽃도 피고 산세도 아름다워 한번 들렀다 오면 심신의 쉼을 얻는 곳이다. 이곳 주민은 오래전부터 자조(自助) 정신이 강했던 모양이다. 박정희 대통령이 1969년 8월 3일 경남 수해 지역 시찰을 위해 전용 열차로 부산 방면으로 가던 중 신도마을의 주민들이 마을 안길과 제방을 복구하는 모습을 보고 열차에서 내려 이 마을을 둘러보고 마을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협동하여 공사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크게 감동하였다. 대통령이 다음 해인 1970년 4월 22일 전국 지방 장관 회의 때 전국 마을이 "청도 신도마을"..

단 상(斷 想) 2023.08.31

[단상(斷想)] 91. 배려(配慮)

91. 배 려(配 慮) 배려(配慮 concern, consideration)는 한문(漢文) 글자를 보면 상대방을 짝처럼 생각한다는 뜻일 것이다. 그러니 배려란 내가 타인에게 갖는 자세라 할 수 있다. 성경에서 말하는 “네 이웃을 네 몸처럼 사랑하라”라는 말과도 일맥상통할 것이다. 상대방의 입장이나 문제를 내 문제처럼 생각하라는 뜻으로 보면 어떨까? 우리 사회생활에서 배려가 일상화된다면 선진사회가 될 것이다. 나라는 선진국이라고 하는데 시민 생활이 그렇지 못하면 아직 선진국은 아닐 것이다. 특히 오늘 우리나라의 지도층의 삶은 전연 그렇지가 못한 것 같다. 오래전 날짜는 기억나지 않지만, 일본의 오토타케 히로타다라는 청년을 우리나라 KBS의 일요스페셜에서 소개한 일이 있었다. 그가 일본의 TBS 방송 등 방..

단 상(斷 想) 2023.0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