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상(斷 想) 123

[단상(斷想)] 73. 자연에서 배우는 지혜: 토끼(兔)

73. 자연에서 배우는 지혜: 토끼(兔) 토끼는 오래전부터 우리에게 무척 친근한 동물이었다. 문학작품에 토끼는 많이 등장했다. 별주부전(鼈主簿傳)은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조선 시대 고전 소설이고, 동요 가운데 달나라에 있는 계수나무와 토끼는 많이 불린 동요(푸른 하늘 은하수 하얀 쪽배엔)이었다. 집에서도 토끼를 기르고 학교에서도 토끼를 길렀다. 토끼는 생후 90일이 되면 번식을 할 수 있다고 한다. 2개월에 한 번씩 번식할 수 있는데 한 번에 4-12마리의 새끼를 낳을 수 있다고 하니 그 번식력(繁殖力)은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다. 집에서 토끼 한 쌍을 기르면 1년만 되면 토끼가 마당 가득히 된다. 올해가 토끼의 해라고 한다. 우리나라 출산율은 2022년 합계출산율로 0.83이라 하니 몇 년이 지나가면 우..

단 상(斷 想) 2023.01.09

[단상(斷想)] 72. 세모 방담(歲暮 放談)

72. 세모 방담(歲暮 放談) 한 해를 보내면서 이런저런 상념(想念)에 젖어 든다. 삶에서 오는 괴리(槐里)에 마음 아파하기도 하고, 모자랐던 부분에 대해 돌이킴도 있고, 지난 세월에서 느낀 노년의 아픔도 있고, 발전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한계도 느낀다. 세상에 살고 있으니 모순과 갈등의 상황도 만나게 된다. 모두 삶의 현장에서 맞게 되는 자연스러운 일이다. 더러는 기분 좋은 소식도 있었다. 1. 내 생애(生涯) 처음으로 작년 봄 경산에 전셋집을 얻어서 1년여를 살아왔다. 마침 입주한 집이 새로 건축된 아파트여서 자질구레한 A/S를 받아야 하는 것들이 있어서 심심치 않게 주인 노릇을 했다. 대부분은 쉽게 끝이 났는데 화장실에서 생긴 문제는 어려움을 겪었다. 새 비데인데 비데가 작동됐다가 안 되고 또 얼마를..

단 상(斷 想) 2022.12.30

[단상(斷想)] 71. 사랑의 사도(使徒) 이영식 목사

71. 사랑의 사도(使徒) 이영식 목사 한 해를 보내면서 우리 사회에 빛을 비추신 한 분을 생각해본다. 한 시대는 영웅을 부르고, 영웅은 그 시대를 만들어간다. 구한말과 일본 강점기 그리고 광복과 산업화과정에서 우리 사회의 혼란과 번영을 지켜보아 왔다. 오늘을 사는 젊은이들이 어찌 가난했던 시절을 다 알겠는가. 그러나 그 시절에 새로운 시대를 열어간 사람들이 있었다는 것만은 알아야 한다. 나와 이영식(李永植, 1894-1981) 목사와의 만남은 60여 년 전의 일이었다. 그때는 대구대학교(당시 한국사회사업대학) 학장직을 이태영 총장에게 넘겨주시고 재단의 일만 관여하실 때였다. 그래서 자주 만날 일은 없었지만, 대구에서 유명하신 분이니 이전부터 이영식 목사에 관해서는 알고 있던 터였다. 이영식 목사는 체구..

단 상(斷 想) 2022.12.21

[단상(斷想)] 70. 자연에서 배우는 지혜: 협동(協同)

70. 자연에서 배우는 지혜: 협동(協同) 현재 우리 사회는 정보사회이고 우리는 이에 적응하려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산업사회가 수 세기 이어져 오는 동안에 사회제도, 교육제도, 문화형성 형태, 가족제도, 삶의 방식 등 인간의 삶과 관련이 있는 모든 것을 산업사회 패러다임이 지배해 왔다. 오늘 우리 사회는 너무 급변하여서 과거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새 패러다임에 적응하기가 어려워졌다. 산업사회는 수직적 사회였다. 지시-순종이 생산성 제고에 요구되었고 위에서 아래로 명령을 내리고 아래서는 지시대로 움직여 주면 대량생산체제에서 좋은 노동자가 될 수 있었다. 이런 체제에서는 극심한 경쟁을 유발했고 구성원 사이에는 갈등이 심했다. 우리는 이를 경쟁 사회라 했다. 공장(工場)을 중심으로 사람이 모임으로 가족제도..

단 상(斷 想) 2022.12.10

[단상(斷想)] 69. 남천에 겨울이 오면

69. 남천에 겨울이 오면 경산에 남천(南川)이 있어서 촉촉이 땅을 적시고 비교적 넓은 공간을 확보한다. 남천은 경산시 남천면에서 발원(發源)하여 22.5km를 흐르고 대구시 수성구 매호동에서 금호강에 합류하는 지류(支流)이다. 금호강(琴湖江)은 포항시 죽장면(가사령, 500m)과 기북면(성법령, 709m)에서 발원(發源)하여 포항시, 영천시, 경산시와 대구를 경유하여 114.6km를 흐르고 대구시 달서구 파호동에서 낙동강에 합류하는 낙동강(洛東江) 지류(支流)이다. 금호강 주변에 많은 평야를 이루고 급수원(給水源)이 되기도 하여 경상북도의 젖줄이라 할 수 있다. 남천의 유역면적은 109.4km²이어서 경산시의 숨통을 열어주는 효과가 있다. 나는 남천을 걷고 그들과 이야기하고 호흡한다. 남천은 나에게 계..

단 상(斷 想) 2022.12.04

[단상(斷想)] 68. 잠시 동안의 상념(想念)

68. 잠시 동안의 상념(想念) 며칠 전 예고 없이 정전(停電)이 되었다. 긴 시간은 아니나 15분 정도는 되었을 것이다. 잠시지만 고층에 사는 나로서는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물론 우리나라 사정으로 오랜 시간 정전이 될 리는 없겠지만 그래도 정전된 시간에는 여러 가지 생각에 잠겼었다. 근래에 고층 아파트가 즐비하게 생겨나고, 아파트 고층은 선호(選好) 층이라 하니 자연 가격도 비싸고 상대적으로 저층은 인기가 없는 모양이다. 나는 타의(他意)로 27층에 살게 되었는데 노년에게 고층이 좋을 리 없다. 엘리베이터가 있으니 오르내리는 데는 아무 지장이 없고 조망이 좋으니 그냥 적응하며 살았다. 그러나 여러 가지 위기 상황에 대해서는 아무런 대응방안이 없다. 갑작스러운 정전으로 여러 가지 가정(假定)을 하게..

단 상(斷 想) 2022.11.29

[단상(斷想)] 67. 사랑으로 역사하는 믿음

67. 사랑으로 역사하는 믿음 믿음(信, faith)과 사랑(愛, love)은 추상명사이다. 믿음과 사랑에 대한 정의나 관념의 세계에서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이미지는 모두 다를 것이다. 그래서 해석도 모두 다르고 적용 역시 다를 것이다. 여기서 이야기하려는 것은 믿음과 사랑의 관계를 생각해 보고자 한다. 성경의 원리에서 보면 사랑은 믿음에서 나오는 것이다. 바울은 사랑으로 역사하는 믿음뿐이라 했다(갈5:6). 그렇다면 믿음이 어떤 행위인 사랑으로 나타난다는 말이다. 그래서 사랑에는 원초적으로 믿음이 내포되어 있다고 보아야 한다. 그러나 그 믿음은 사랑이 없다면 무용한 것이라 보아야 한다. 바울은 고린도교회에 보내는 편지에서 “네가 산을 옮길만한 모든 믿음이 있다고 해도 사랑이 없으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단 상(斷 想) 2022.11.04

[단상(斷想)] 66. 일본의 성자 가가와 도요히코

66. 일본의 성자 가가와 도요히코 “사선(死線)을 넘어서” 아주 오래전 나는 “사선(死線)을 넘어서”라는 책 한 권을 읽었다. 책 내용의 구체적 사실 중 기억되는 부분은 거의 없고 일본의 가가와 도요히코(賀川豊彦, 1888년 7월 10일 ~ 1960년 4월 23일) 선생은 폐병으로 생존 가능성이 없다는 의사의 진단을 받았으나 기도로 소생하였고 그 뒤 또 재발하여 담당 의사로부터 3년간 살 수 있다는 진단을 받은 후 남은 삶을 어떻게 의미 있게 살까 생각하다가 빈민굴에 바치기로 한 것과 일본의 복지 근대화를 이루고 세계평화주의자였다는 정도가 남아있었으나 아주 희미한 기억이었다. 내가 한평생을 살아온 대구대학교와 가가와 선생은 은연중에 관련이 많았음을 알게 되어서 이분에 관해 다시 관심을 두고 그의 삶을 ..

단 상(斷 想) 2022.10.28

[단상(斷想)] 65. 애통(哀痛)해하는 사람

65. 애통(哀痛)해하는 사람 태양이 찬란하게 비칠 때 그를 햇살이라 하지 않는다. 먹구름 사이에서 터져 나오는 햇빛을 햇살이라 한다. 밤하늘의 별빛이 흐릿한 것은 지상에 불빛이 있어서 더 그러하지, 애통(哀痛, mourn, penqou/ntej)은 가슴을 에는 아픔이 있는 통렬(痛烈)한 감정이다. 소망이 끊어졌을 때 일반적으로 갖게 되는 절망에서 오는 감정이다. 가난한 과부의 외아들이 죽었다면 이에 비유해 볼 수 있을까? 조선조(朝鮮朝) 말기 나라를 잃고 자결(自決)한 충신의 심정(心情)이 이러했을까? 애통해하는 사람은 모든 것을 잃은 상태에서 그 무엇, 자신의 잘못이나 어떤 행위에 대해서 마음 아파하고 괴로워하는 사람이다. 심령이 가난해진 사람이 다음 단계로 갖는 심리상태라 하겠다. 우리의 세상살이는..

단 상(斷 想) 2022.10.19

[단상(斷想)] 64. 표범의 생존 법칙

64. 표범의 생존 법칙 야생(野生)에서 생존의 법칙은 냉혹하다. 순간의 생명을 잃을 수가 있다. 병들던지 다치면 생존할 수 없다. 모든 생명체는 타자의 희생 위에서 생명을 유지하고 마지막 자신도 죽어서 타자의 먹이가 되는 것이 자연의 법칙이다. 새끼를 키우는 부모는 새끼가 성체(成體)가 될 때까지 먹여 살리지만 일단 성체가 되면 새끼와 먹이를 나누지 않는다. 몇일 전 KBS 동물의 왕국(2022년 9월 4일)에서 다룬 내용인데 아프리카 루왕가 강 계곡에 사는 표범 모녀의 이야기이다. 어미 표범 말라이키아는 7살인데 2살부터 독립해서 훌륭한 사냥꾼으로 자기 관리를 잘하고 있는 유능한 표범 엄마이다. 딸 표범 치파주아는 3살인데 사냥을 할줄 모른고 사냥하려하지도 않는 게으른 표범이다. 그리고 어미가 잡아 ..

단 상(斷 想) 2022.0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