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상(斷 想) 130

[단상(斷想)] 80. 자연에서 배우는 지혜: 퇴진과 도전

80. 자연에서 배우는 지혜: 퇴진과 도전 아프리카 적도 근처 서부해안에 자리한 나라 가봉(Gabon)은 덥고 습한 공기로 800종 이상의 나무가 자생한다고 한다. 따라서 많은 동물이 자리 잡고 살아간다. 가봉의 레케디공원에 특이한 원숭이인 맨드릴개코원숭이(Mandrill; 학명 Mandrillus sphinx, 이하 맨드릴이라 함) 가 살고 있다. 맨드릴은 혈연으로 맺어진 암컷들을 중심으로 하여 대가족을 이루고 살아간다. 숲에서 가장 큰 규모의 집단을 이루고 사는데 큰 집단은 수백 마리로 구성된 것도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 무리의 대장은 수컷인데 한두 마리가 있는가 보다. 물론 대장은 하나이니 다른 하나는 대장에게 순종해야 할 것이다. 대장만이 후손을 남길 수 있으니 다른 수컷도 대장 자리를 노리는 ..

단 상(斷 想) 2023.03.10

[단상(斷想)] 79. 영친왕비(英親王妃) 이방자 회장 회상

79. 영친왕비(英親王妃) 이방자 회장 회상 내가 일본 대학에 자료를 구하려고 잠시 가서 있을 때의 일이다. 1967년 12월 일본 고오베(神戶)에서 이방자 회장의 편지를 받았다. 나는 그때 대구대학교와 교분이 있으신 교포댁에 숙식하고 있었는데 저녁에 학교에서 돌아오니 그 집주인 되시는 분이 내 손을 덥석 잡더니 “김 선생님이 보통 사람이 아닙니다.” 갑자기 주인이 손을 잡고 이런 말을 하니 나는 어안이 벙벙하였었다. “김 선생님! 이방자 비 전하(妃 殿下)에게서 김 선생께 편지가 왔어요.” “이방자가 누굽니까?” “아! 이거 한국 사람도 아니고만” 하고 영친왕 비를 소개해 주었다. 주인의 말을 듣고 나니 영친왕, 이방자 비전하 등 어렴풋이 회상되는 동시 무척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더 놀라운..

단 상(斷 想) 2023.03.04

[단상(斷想)] 78. 북촌(北村)의 문화

78. 북촌(北村)의 문화 서울 북촌은 두 대궐(경복궁과 창덕궁)사이에 위치하고 조선조 시대에 반가(班家)가 많았던 서울 백성의 삶의 터전이었다. 자연히 이들에게는 여러 가지 생활양식이 전래(傳來)되어 문화를 형성하여 살아왔다. 물론 그때 생활양식과 지금과는 동떨어진 것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북촌을 중심으로 하여 19세기, 20세기 초의 문화를 재현하려는 시도가 왕성히 일어나고 있다. 문화는 삶의 기본이 되는 의식주에서 발전해 왔고 다른 면에서는 삶을 지배하는 정신세계에서 사상, 종교, 정치, 문학, 회화, 음악 등에서 발전해 왔다. 문화는 북촌 지역에 사는 사람들이 공유한 생활양식(生活樣式)일 것이고, 그 내용은 다음 세대로 전달되어왔고, 세월이 흐를수록 많은 내용이 축적되어서 풍부해 졌을 것이다. 문..

단 상(斷 想) 2023.02.28

[단상(斷想)] 77. 북촌(北村) 한옥(韓屋)마을

77. 북촌(北村) 한옥(韓屋)마을 우리나라의 전통 가옥을 한옥(韓屋)이라한다. 7, 80년 전만 해도 서울의 가옥은 모두 한옥이었고 초가(草家)가 많았고 기와집은 많지 않았다. 서울뿐이겠는가 조선 팔도 모두가 한옥이었다. 북쪽 지방에서는 너와(瓦)를 쓰기도 했다. 초가는 볏짚으로 이영을 만들어 빗물이 스며들지 않게 지붕에 얹는다. 볏짚이 잘 썩기 때문에 거의 2, 3년에 한 번은 새 이엉을 이어야 한다. 그러니 수고가 많았다. 그러나 가을에 새 지붕을 이어 놓으면 노르스름한 따뜻한 색채가 무척 아름다웠다. 이런 집은 서민들의 집이고 집의 크기도 작은 편이다. 볏짚은 우리나라 서민가옥의 대표적인 지붕 재료이다. 초가집은 조형미, 색 감정, 부드러운 질감으로 인해 우리 민족의 특성을 잘 드러낸다고 할 수 ..

단 상(斷 想) 2023.02.21

[단상(斷想)] 76. 심령(心靈)이 가난한 사람

76. 심령(心靈)이 가난한 사람 세상에는 물질에 가난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심령(心靈)이 가난한 사람도 있다. 물질에 가난한 사람은 재물(財物)이 없는 사람이라고 쉽게 이해할 수 있지만, 심령이 가난하다는 것은 좀 애매모호(曖昧模糊)한 개념이다. 따라서 다양한 각도에서 설명이 가능할 것이다. 나는 이 문제를 창조의 섭리에서 설명하려 한다. 창조 후의 세계는 조화(調和), 충만(充滿), 광명(光明) 등으로 설명할 수 있다. 그러나 창조 전의 세계는 혼돈(混沌), 공허(空虛), 흑암(黑暗)이라 한다. 새로 지음을 받았다는 것을 창조된 상태라 하면 좋겠다. 그렇다면 무엇을 비워야 할까? 예수님은 무엇을 버려서 가난한 사람이 된다고 하셨을까? 우리 주변을 돌아보라, 불필요한 것이 우리를 무수히 억누르고 있다...

단 상(斷 想) 2023.02.04

[단상(斷想)] 75. 솔로몬의 허무

75. 솔로몬의 허무 지혜의 왕, 이스라엘의 왕, 예루살렘의 왕, 다윗의 아들 솔로몬은 지혜자이다. 구약 성경의 지혜서(智慧書)는 욥기, 시편, 잠언서, 전도서, 아가서 등 5권이다. 이중 장언, 전도서, 아가서는 주로 솔몬의 저작이고, 시편 중 일부가 솔로몬의 저작이다. 고대사회로부터 솔로몬 왕은 지혜자로 알려져 왔다. 솔로몬 당시 그의 명성은 널리 알려져서 그의 나라는 태평성대를 이루고 있었다. 부(富)와 영화(榮華)가 극에 달하여 모든 나라의 선망(羨望) 대상이 되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지혜의 왕 때문에 이스라엘은 분단국가(分斷國家)가 된다. 우리는 분단국가를 경험하고 있어서 분단국가의 아픔을 너무 잘 알고 있다. 이스라엘역시 남북으로 나누어진다. 북조(北朝)를 이스라엘(Israel)이라 하고 ..

단 상(斷 想) 2023.01.26

[단상(斷想)] 74. 만 남

74. 만 남 사람은 만남으로 역사(歷史)를 이룬다. 어떤 만남인가에 따라서 인생이 좌우될 것이다. 오늘의 만남은 좋은 만남의 연속 선상에 있었던 만남이다. 논어에 말하기를 멀리서 벗이오니 즐겁지 아니한가! (有朋自遠方來 不亦樂乎) 젊었을 때 벗이 찾아오면 큰소리로 한 번씩 외치던 문자이다. 오늘은 멀리서 벗이 오니 가까이 있는 벗이 따라 왔다. 청년 시절에 내가 만난 사람들이다. 그러니 알고 지낸 지는 벌써 5, 60년이 된 사람들이다. 묵은지가 맛이 좋다고 하던가, 사람도 옛사람이니 정이 더 깊다. 잠시도 이야기가 끝일 시간이 없다. 계속 지난 일에 관한 회상과 좋았던 일, 고마웠던 일들, 옛 친구를 떠올리는 추억 등으로 시간이 흘러가고 맛있는 음식이 차려지고 예쁘게 차려진 음식으로 인해 탄성을 내기..

단 상(斷 想) 2023.01.19

[단상(斷想)] 73. 자연에서 배우는 지혜: 토끼(兔)

73. 자연에서 배우는 지혜: 토끼(兔) 토끼는 오래전부터 우리에게 무척 친근한 동물이었다. 문학작품에 토끼는 많이 등장했다. 별주부전(鼈主簿傳)은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조선 시대 고전 소설이고, 동요 가운데 달나라에 있는 계수나무와 토끼는 많이 불린 동요(푸른 하늘 은하수 하얀 쪽배엔)이었다. 집에서도 토끼를 기르고 학교에서도 토끼를 길렀다. 토끼는 생후 90일이 되면 번식을 할 수 있다고 한다. 2개월에 한 번씩 번식할 수 있는데 한 번에 4-12마리의 새끼를 낳을 수 있다고 하니 그 번식력(繁殖力)은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다. 집에서 토끼 한 쌍을 기르면 1년만 되면 토끼가 마당 가득히 된다. 올해가 토끼의 해라고 한다. 우리나라 출산율은 2022년 합계출산율로 0.83이라 하니 몇 년이 지나가면 우..

단 상(斷 想) 2023.01.09

[단상(斷想)] 72. 세모 방담(歲暮 放談)

72. 세모 방담(歲暮 放談) 한 해를 보내면서 이런저런 상념(想念)에 젖어 든다. 삶에서 오는 괴리(槐里)에 마음 아파하기도 하고, 모자랐던 부분에 대해 돌이킴도 있고, 지난 세월에서 느낀 노년의 아픔도 있고, 발전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한계도 느낀다. 세상에 살고 있으니 모순과 갈등의 상황도 만나게 된다. 모두 삶의 현장에서 맞게 되는 자연스러운 일이다. 더러는 기분 좋은 소식도 있었다. 1. 내 생애(生涯) 처음으로 작년 봄 경산에 전셋집을 얻어서 1년여를 살아왔다. 마침 입주한 집이 새로 건축된 아파트여서 자질구레한 A/S를 받아야 하는 것들이 있어서 심심치 않게 주인 노릇을 했다. 대부분은 쉽게 끝이 났는데 화장실에서 생긴 문제는 어려움을 겪었다. 새 비데인데 비데가 작동됐다가 안 되고 또 얼마를..

단 상(斷 想) 2022.12.30

[단상(斷想)] 71. 사랑의 사도(使徒) 이영식 목사

71. 사랑의 사도(使徒) 이영식 목사 한 해를 보내면서 우리 사회에 빛을 비추신 한 분을 생각해본다. 한 시대는 영웅을 부르고, 영웅은 그 시대를 만들어간다. 구한말과 일본 강점기 그리고 광복과 산업화과정에서 우리 사회의 혼란과 번영을 지켜보아 왔다. 오늘을 사는 젊은이들이 어찌 가난했던 시절을 다 알겠는가. 그러나 그 시절에 새로운 시대를 열어간 사람들이 있었다는 것만은 알아야 한다. 나와 이영식(李永植, 1894-1981) 목사와의 만남은 60여 년 전의 일이었다. 그때는 대구대학교(당시 한국사회사업대학) 학장직을 이태영 총장에게 넘겨주시고 재단의 일만 관여하실 때였다. 그래서 자주 만날 일은 없었지만, 대구에서 유명하신 분이니 이전부터 이영식 목사에 관해서는 알고 있던 터였다. 이영식 목사는 체구..

단 상(斷 想) 2022.12.21